중국 연길 생활 중 유치원에 관련된 포스팅을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큰 아이가 탁아반(托班)부터 중반(中班)까지 약 3년 정도를 다녔는데,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점을 정리해 보았어요.
중국 로컬유치원 선택한 이유와 다녔던 유치원 정보(시설, 학비, 식단 등), 개인적인 만족도 등에 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목차
- 중국 로컬유치원 선택한 이유
- 대학성유치원 정보
1) 시설
2) 대학성유치원 선택한 이유
3) 기타 정보(등하원시간, 시간표, 학비, 식단, 낮잠 등) - 개인적인 만족도
1. 중국 로컬유치원 선택한 이유
중국에서 유치원을 보낼 때 가장 처음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국제유치원을 보낼지, 한국유치원을 보낼지, 아니면 로컬유치원을 보낼지로 나뉜답니다. 각 기관마다 장단점이 있으니 본인이 선호하는 걸 중점으로 생각하여 고르면 된답니다.
저는 유치원에선 재밌게 놀면 된다는 생각하에 언어습득의 목적으로 보내는 국제유치원은 후보에 두지 않았어요. (연길에 국제유치원이 있는지도 찾아보지 않아서 있는지 모르겠어요^^;;;)
한국유치원은 연변한국국제학교 유치원이 있는 걸로 알고는 있으나 당시 거주하던 집과는 멀어서 선택하지 않았어요. 저는 시내에 살아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과는 멀었거든요. 도보로 등하원할 수 있는 곳을 원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연변한국국제학교 유치원은 고려하지 않았답니다. (🔗연변한국국제학교 유치원 홈페이지로 이동하기)
그래서 로컬유치원을 선택하였고, 당시 아이가 만 3세로 탁아반에 입학할 수 있는 나이라 보내게 되었답니다. 로컬유치원을 선택하면 언어문제에 직면하게 될 테지만, 전혀 걱정되지 않았어요. 왜냐면 아이가 어린것도 이유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조선족 선생님이 계시는 반으로 입학해서 걱정하지 않았답니다.
2. 대학성유치원 정보
1) 대학성유치원으로 선택한 이유
저는 개인적으로 유치원은 무조건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사람이라 첫째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에 거주하던 곳에서 가까운 곳의 유치원을 보내려고 했어요. 하지만 집 주변의 유치원에서 외국인은 받아주지 않는다고 하여 새로운 곳으로 알아봐야 했어요.
하지만 외국인인 제가 어느 유치원이 괜찮은지 정보를 얻기 어려워서 배우자의 회사 직원에게 괜찮은 곳 추천을 받았답니다. (저는 연길에서 아는 한국사람이 없어서 정보가 없었답니다)
大学城幼儿园과 天池首府礼仪幼儿园 두 곳을 추천받았는데, 대학성유치원이나 천지수부유치원이나 위치는 가까웠기 때문에 대학성유치원 먼저 상담받아보기로 하고 방문했어요.
2) 대학성유치원 시설
유치원이라기 보단 초등학교를 연상하게 하는 시설에 왠지 모르게 호감도가 상승했어요. 한국에 잠깐 머물 땐 아이가 가정어린이집을 다녔는데, 작고 아담한 규모를 보다가 넓은 운동장을 보유한 대형 시설의 유치원을 보니 뛰어놀기 좋겠다 싶었어요. (-> 근데 제가 한 가지 착각한 사실이 있는데, 중국은 땅이 넓어서 유치원이 이렇게 다 크더라고요ㅎㅎㅎ)
입학상담받을 때 교실도 둘러보니 깨끗하고 넓어서 바로 유치원 입학 원서를 작성했답니다. 유치원에서 무얼 배우는지, 어떻게 생활하는지는 물어보지 않고 시설 보고 등록해 버렸어요.
3) 기타 정보(등하원시간, 시간표, 학비, 식단, 낮잠 등)
[ 등하원시간 ]
등원은 오전 7시 50분까지 해야 해요. 8시부터 아침식사를 하기 때문에 늦게 등원하면 친구들이 놀 때 혼자 밥 먹고 있을지도 몰라요.
하원시간은 탁아반 > 소반 > 중반 > 대반 순서대로 해서 지정된 시간에 나와요. 오후 3시 50분부터 동생반부터 순차적으로 하원을 시작하니 교문 앞에서 대기하면 된답니다.
참고로 한국 어린이집과는 다르게 적응기간이 없어요. 한국에선 첫 등원하면 첫째 주는 30분간 엄마와 함께 어린이집에 있다가 하원하고, 둘째 주는 엄마 없이 30분 놀고 하원, 셋째 주엔 엄마 없이 오전시간 보내고 하원 등 이런 식으로 기관 적응을 위해 단계별로 시행하지만 여긴 첫 등원날부터 오후수업까지 진행해요. 그래서 아이가 약 2~3주간은 아침마다 기를 쓰고 안 가려고 합니다.
[ 시간표 ]
가장회의나 참관수업 때 교실에 가본 적이 있는데, 교실입구에 시간표가 붙어있어요. 계획표엔 10분~15분 단위로 활동내용이 쓰여있는데 '이렇게 세세하게 짜놓는다고?' 하며 깜짝 놀랐네요. 보여주기 식으로 작성한 건가 싶었는데, 참관수업 때보니 진짜 시간표대로 하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집중시간이 짧으니 그렇게 짜놓을 수밖에 없겠구나 싶기도 했어요.
[ 학급 구성 ]
탁아반땐 담임선생님, 부담임선생님, 생활지도 선생님 2명 이렇게 4명이서 봐주시다가, 소반으로 올라가니 담임선생님, 부담임선생님, 생활지도 선생님 1명으로 구성되더라고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손이 덜 가니 줄어드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희가 재학 중엔 담임선생님이 조선족이면 부담임은 한족, 담임이 한족이면 부담임은 조선족 선생님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큰 아이가 탁아반시절엔 조선어로 수업하다가 소반으로 올라가면서 한어와 조선어를 병행하며 수업한다고 얘길 들었어요. 그리고 중반 되었을 때 참관수업하는 걸 보니 한어로만 수업이 진행이 되더라고요.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아이가 잘 따라줘서 큰 문제는 없었어요. 아마 진행하다가 아이가 이해하질 못하면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듯하였답니다. 다만, 친구들과 놀 때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으니 한어를 주로 쓰는 아이와는 친해지지 못하고 조선어를 쓰는 아이와 가깝게 지내더라고요.
한국에선 1년마다 선생님과 반친구들이 바뀌는데, 중국은 그대로 쭉 올라가요. 탁아반 때 선생님과 친구들이 대반까지 쭉 올라간답니다.
[ 학비 ]
유치원비는 출석일이 10일 이상이면 한 달 치 1,300위안을 내고, 10일 이내이면 절반인 650위안을 내요. 식비는 1일 치가 13위안으로 출석한 날짜만큼 계산하여 지불하면 돼요. 그래서 보통 한 달에 1,500위안 내외로 발생해요. 공립유치원이 비용은 더 저렴하지만, 여름/겨울방학이 길어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인을 받아주는지도 확인해봐야 하고요.
만약 장기간 한국 들어가야 해서 출석하지 못하면 학비를 내지 않아도 돼요. 당연한 얘기처럼 들릴 순 있으나 한 달간 수업을 듣지 않아도 학적유지비를 내는 유치원도 있기 때문에 그런 걸 고려하면 합리적인 거죠. 여기에 만약 형제/자매/남매가 등록하게 되면 아이당 -100위안 할인도 가능해요.
학비나 식비 말고는 추가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게 없어요. 외부로 체험학습 같은 걸 나가면 그때 발생한 비용은 실비로 계산하여 지불하면 돼요. 초기 입학할 땐 낮잠이불 200위안과 겨울/여름원복(=체육복) 100위안씩 200위안이 추가로 필요해요. 필요한 만큼 구매하면 되는데 저는 2개씩 사서 잘 입혔어요. 저희가 퇴소할 때쯤엔 월화수는 원복, 목금은 자율복장이라 일주일에 3번만 입히면 되니 2개만 있어도 되겠더라고요.
매월 말이 되면 학비를 납부해야 하는데, 특정 은행만 가능하다는 점이 특이해요. 요즘은 외국인이 은행 계좌를 개설하기 어렵다 보니 저도 특정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못했어요. 이 점을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편의를 봐주셔서 선생님께 학비를 납부하고, 선생님께서 대신 지불해 줬답니다.
[ 식단 ]
식단은 유치원 앞 게시판에 일주일치를 게시해 놓거나 위챗 공식계정에 올라와있어요. 아침, 오전 간식, 점심, 오후 간식 이렇게 하루 4번 나옵니다. 등원시간이 7시 50분까지라 일찍 등원하다 보니 유치원에서 아침까지 챙겨주는데 너무 편했어요.
가끔은 위챗 단체방에 식판사진을 공유해 줄 때도 있어요. 로컬유치원이다 보니 식단은 중국식으로 나와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아요.
[ 낮잠 & 양치 ]
로컬유치원의 특이한 점은 낮잠시간이 필수라는 건데요. 영아반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한국으로 따지면 5,6,7세 반도 낮잠시간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좀 크면 낮잠 자기 싫다고 집에 와서 투정 부리는 경우가 많아요. 낮잠 자기 싫은데 선생님이 자야 한다고 해서 유치원 가기 싫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랍니다.
한국 유치원에선 점심식사 후 양치시간이 따로 있는데 반해 대학성유치원은 없어요. 이곳만 없는 게 아니라 대다수의 로컬유치원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충치가 있는 아이라 조금 걱정되긴 하는데, 단체생활하면서 우리 아이만 편의를 봐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 소통 ]
입학하면 반마다 단체방이 있어 그곳에서 모든 알림이 공유되어요. 한국에선 키즈노트 등을 이용하여 하루 일과와 사진을 전송받지만, 로컬유치원에선 그런 게 없어요. 탁아반땐 아이들이 어리니 적응할 동안 가끔 사진을 보내주긴 했으나 이후로는 행사 있을 때만 보내줍니다. 아쉽기도 하지만 한 반에 25명 내외의 아이들을 어떻게 다 사진 찍어서 공유하나 싶으면 납득이 가서 충분히 이해됩니다
[ 연례행사 ]
이곳도 연례행사가 진행되어요.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한국에선 1년 치 스케줄표를 보여주며 몇 월 달엔 무슨 행사가 있고, 몇 월에는 이런 행사가 있으니 사전에 준비할 수 있게 공지해 주는데, 여기선 그런 게 없더라고요. 몇 주 전에 이런 행사가 있으니 참여해달라라는 안내가 나오는 편이에요.
학기가 시작되면 가장회의가 있고, 봄 혹은 가을엔 운동회하고, 참관수업도 있고, 체험학습하러 교외로 나가고, 원내 행사도 별도로 있어서 1~2달에 한 번씩은 유치원에 갈 일이 생겨요. 엄마인 제가 중국어가 안되니 참석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 우리 아이만 외톨이가 되니 참석할 수밖에 없답니다 하하..
3. 개인적인 만족도
첫째 아이의 경우엔 햇수로 3년 정도 다녔는데, 개인적으론 만족했어요. 아이가 말이 통하지 않아 본인도 답답했을 텐데 잘 적응해 줘서 고맙게 생각해요. 큰 아이는 예민하지 않은 아이라 잘 적응했던 것 같은데, 그게 반해 둘째 아이는 예민한 아이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유치원에 다니면서 가기 싫다고 해서 애먹긴 했어요. 그러나 이는 아이의 성향문제였지 유치원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적응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어쨌든 적응 후엔 나름대로 잘 지내긴 했으니깐요.
(지금은 타 지역으로 이사 와서 한국유치원에 다니는데, 둘째아이가 로컬유치원 다닐 땐 2~3주 걸렸던 적응기간이 한국유치원에선 3일 걸린 걸 보면 의사소통이 안되니 답답해했던걸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교육프로그램의 차이도 있을 수 있고요. 아무튼 예민+민감한 아이라면 많이 생각해 보고 결정 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로컬유치원의 단점을 저 또한 겪은 적이 있어요. 유치원 행사 중 참관수업이 있어 참여한 날, 아이들이 단체구호 같은 걸 하는데 "我是中国人。我爱北京。我爱五星红旗。~" 등을 외쳐 당황한 적이 있어요. 로컬유치원이기에 이런 구호를 배우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이는 그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배워오니 제가 다시 알려줘야 했답니다.
한 반에 25명 내외로 인원이 많다 보니 세심하게 케어받긴 어려워요. 단체생활이니 지켜야 할 것도 많고 통제가 있으니 아이가 적응하는데 초반에는 힘들어해서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답니다. 하지만 적응기간을 거치면 이 또한 자연스레 나아지긴 하니 크게 걱정할 필욘 없을 것 같아요.
로컬유치원의 장점은 역시나 언어습득이 빠르다는 점인데요. 유치원 수업이 한어로 진행되니 제가 따로 교육시키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듣고 이해하는 걸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희 아이 같은 경우엔 아쉽게도 말하는 건 못해요. 친구들 사귀면서 말문이 트이면 좋았을 텐데 그건 못하고 퇴소하게 되었답니다.
저희 아이들이 다녔던 대학성유치원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았습니다. 시설도 깨끗하고, 운동장도 넓어서 야외활동하기 좋고, 선생님들도 친절하고 아이들을 좋아해 주셔서 3년간 잘 다녔던 곳이에요. 유치원 차량이 없다는 걸 알고 입소등록을 하긴 했는데, 막상 다녀보니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유치원을 옮기는 게 아니라 저희가 유치원 근처로 이사 갈 정도였어요.
참고로 大学城幼儿园(대학성유치원)이 예전엔 延边大学幼儿园(연변대학유치원)이었어요. 이를 증명하듯 유치원 앞 비석에는 연변대학유치원이라고 쓰여있답니다. 예전엔 연변대학 교수들 자녀들이 많이 다녀서 교육프로그램이 잘 되어있었서 유치원이 유명했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유명한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저는 연길에 지내면서 잘 보냈어요. 선생님들도 상냥하고 아이들을 좋아해 주시고 잘 봐주니 믿고 보냈답니다.
이상 중국 연길 유치원 후기를 마칩니다. 개인마다 유치원 고를 때 중점적으로 두는 게 다르니 가볍게 읽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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